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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군이 승리를 거둔 최초의 전투,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전투. 영화 봉오동 전투는 바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생생하게 되살린다. 우리는 흔히 독립운동을 이야기할 때 3.1운동, 임시정부, 의열단 같은 상징적인 사건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독립군들의 실전 기록은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았다. 봉오동 전투는 이러한 역사적 공백을 채우며, 100년 전 우리가 지켜낸 승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봉오동, 그 치열했던 전투의 기록

    1919년 3.1운동 이후, 무력으로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독립군이 조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독립군은 절대적으로 열세였따. 무기도 부족했고, 군사 훈련도 체계적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조국을 위해 싸웠고, 1920년 6월7일, 봉오동에서 일제 정규군을 상대로 첫 승전보를 울린다. 영화는 이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봉오동의 험준한 지형을 이용해 일본군을 유인하고, 철저하게 게릴라전으로 전투를 이끌어간 독립군의 전략을 긴장감있게 보여준다.

     

    산과 강이 기억하는 독립군의 외침

    봉오동 전투는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승리를 향한 인간적인 고뇌와 희생이 살아 숨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전반부는 봉오동으로 피신하는 독립군과 민간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일본군의 잔혹한 학살을 목격한 이들이 왜 싸울 수밖에 없는지를 서서히 각인 시킨다. 류준열이 연기한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는 젊고 혈기 넘치지만, 동시에 민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흔들리는 인물이다. 유해진이 맡은 '황해철'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전장에서는 누구보다 냉철한 전사로 변한다. 조우진이 연기한 '마병구' 역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강인한 인물로 등장한다. 이 세 캐릭터는 각각 독립군이 처한 현실을 대변한다. 젊은 청년, 경험많은 전사, 그리고 신념을 지닌 군인.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닌 인간적인 감동과 아픔이 스며든 작품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독립군의 전술, 그리고 압도적인 긴장감

    영화는 봉오동이라는 지형을 적극 활용한 전술적 싸움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일본군을 유인하고, 산과 계곡을 이용해 포위하는 과정이 치밀하게 묘사되며, 전투 장면은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특히초반에는 독립군이 도망치는 것처럼 사실은 완벽한 전략이었다는 반전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투는 더욱 치열해지고, 총성이 울리는 순간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은 일본군 앞에서 한없이 약한 존재로 그려지곤 했지만, 봉오동 전투는 그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총칼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군사 훈련을 받지 못했어도, 조국을 위해 싸웠던 사람들은 강한 신념과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승리, 그러나 끝나지 않은 싸움

    봉오동 전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독립군이 일본군 정규 부대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전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승리가 곧 독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영화는 단순히 "우리는 이겼다!" 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승리의 대가가 무엇이었는지를 묻는다. 일본군은 보복 작전으로 간도 지역에서 조선인을 무차별 학살했고, 독립군은 계속되는 싸움 속에서 더 큰 시련을 마주해야 했다. 이 부분이 봉오동 전투를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닌 "우리가 왜 독립운동을 기억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만든다.

     

    "봉오동 전투"가 남긴 의미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단순한 영화적 재미를 넘어, 우리가 왜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봉오동 전투는 단순한 하나의 전투가 아니다. 그것은 독립군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떤 싸움이었고,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매년 광복절을 기념하고, 독립운동가들을 기억 하지만, 때때로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일'로만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봉오동 전투는 그것이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살아 있는 역사라는 사실을 강렬하게 각인시킨다. 그들은 이겼지만, 우리는 그들의 승리를 기억하고 있는가? 그들은 목숨을 바쳤지만, 우리는 그 희생을 제대로 되새기고 있는가? 봉오동 전투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가 답해 할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